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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ARCHY

토론은 소통이다

NO WAVE 2008.09.03 17:21



하지현 건국대 의대 교수 인터뷰

한겨레21 / 이태희 기자 hermes@hani.co.kr

하지현 건국대 의대 교수는 ‘한국형 소통’을 연구하는 정신과 의사다. 그는 ‘인간의 관계를 연결해주는 모든 매개’를 소통이라고 정의한다. 인문학과 스포츠 그리고 정신분석학, 여기에 자신의 임상 경험을 묶어 다양한 소통의 방법을 연구한다. 이런 식이다.

“말을 할 때도 묵직한 직구를 던질 생각을 해야 합니다. 맞아도 외야수가 처리할 수 있는. 누구도 절대 칠 수 없는 마구를 던지려고 하면 폭투가 나오고 결국 자기 어깨를 상하게 합니다. 누구도 반박할 수 없는 대답을 찾으려 하기보다, 상대방이 50% 이상 반박할 수 없는 답을 찾아야죠.” 이런 문제의식으로 <소통의 기술>(미루나무), <관계의 재구성>(궁리) 등 다양한 책도 펴냈다.

그는 ‘한국형 토론’을 이렇게 비판했다. “탁구를 칠 때 보통 3구째에 스매시하기 좋게 서브를 넣지 않습니까. 한국에서 토론을 할 때도 그래요. 자기가 받아치기 쉬운 말이 되돌아올 질문만 던져요. 그건 토론이 아니라 말싸움이죠. 합의가 나오는 것이 아니라 차이만 확인하는.”

최고의 토론은 ‘소통’이라는 전제 아래, 그에게 잘 소통하는 법에 대한 답을 구해봤다. 한국적인 소통의 노하우다. 물론, 대화를 중심으로 했다.

먼저 그는 <소통의 기술>이란 책에서 한국형 소통의 대가들의 특징을 다음과 같이 꼽았다.

(1) 인간심리에는 도사들이다.
(2) 인사성이 바르다. 전봇대만 봐도 인사를 한다.
(3) 항상 웃는 얼굴이다.
(4) 대답을 시원시원하게 잘한다.
(5) 오픈 마인드(Open Mind)! 자기를 보여주고, 실수도 그대로 인정한다.
(6) 소박하고 친근하다. 자신의 실수도 잘 털어놔 상대방이 경계심을 풀고 편안하게 느끼게 한다.
(7) 상대방과 공감을 잘한다.
(9) 상대방의 이야기를 잘 듣는다.

소통의 대가가 될 수 있는 느낌이 오는가? 좀더 알아보자. 

1. 먼저 들어라. 먼저 말하고 싶어도 한번 참아라. 들어야 제대로 된 말이 나온다. 2분을 말하고, 8분을 들어라. 들을 때는 “정말?” “아하” 등 추임새를 잘 넣어줘야 한다. 대화는 독주가 아닌 합주다.

2. 듣기 위해서는 먼저 질문을 잘해야 한다. 질문을 하려면 그 사람에게 관심을 가져야 한다. 평소 관심을 가지고 상대방을 지켜봐라. 상대방에게 관심을 가지고 정말 알고 싶다는 태도로 질문을 한다. 질문을 할 때는 의견을 구하는 방식으로 하면 좋다. 오랜만에 만난 손아래 친척이나 친구에게 “언제 결혼하냐”고 묻는 식의 질문은 폭력이다. 물어볼 게 없으면 솔직히 “뭐 하고 지내냐”며 다가가라. 모르는 것을 인정해야 상대방이 자신의 정보를 공개한다. 정보를 주고받으면서 관계는 진전된다.

3. 공격적인 말은 결국 손해다. 당장은 시원하겠지만, 해봤자 보탬이 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직접적인 반감은 말을 하지 않아도 느낌으로 다 전달된다.

4. 한국인에겐 자존심이 제일 중요하다. 한국인들은 누구나 잘났다. 원칙적으로 내 자존심도 중요하지만, 상대방의 자존심도 중요하다. 자존심만 살려주면 관계는 술술 풀린다. 내 자존심을 살리려면 결과적으로 상대방을 공격하는 말을 하게 된다. 자존심이 상하는 순간, 한국인은 무슨 말을 해도 안 듣게 된다. 자존감이 강할수록 상대방을 이해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5. 솔직한 대화가 신뢰를 만든다. 진실 어린 이야기를 하려면 먼저 자기 자신에게 솔직해져야 한다. 한국인들은 이성적이기보다는 감성적이다. 이론적으로 생각하려 하지 말고 감성에 솔직해지면 자신의 진심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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