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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ARCHY

권분옥. 삶의 여행을 출판하는 편집자

NO WAVE 2008.11.14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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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분옥. 그녀는 출판사 편집자이면서 나와 동갑내기이다. 동갑이면서 너무나도 다른 그녀를 보면 밝음이 느껴진다. 10월 세째주 제주도를 갔다온 후 메신져로 소통 인터뷰를 했다.

- 고우주(이하 고) :제주도 여행은 어땠어?
권분옥(이하 권) : 판타스틱했어^^;; 생각보다 주행거리는 짧았고, 한라산 등반도 좋았고, 백록담보다 안개를 준 한라산의 한적함도 좋았어. 내 특성상 여행에 흠뻑 빠졌어

- 고 : 어디어디 갔었어?
권 : 흔히 말하는 관광지는 거의 안갔구, 내가 꼭 가보고 싶었던 김영갑 갤러리만 갔어. 해안도로 따라 돌아서, 마지막에 비행기시간 5시간 남아서, 자전거 맡기고 버스타고 시내가서 라마다 호텔커피한잔으로 마무리

- 고 : 날씨는?
권 : 금요일에 서울에서 전화들 와서 비마니 온다고 하던데, 거긴 비도 안와서 등산하기도 좋았고 모두들 비슷한 성향이어서 새벽등반했어. 그리고 자전거 타는 날은 반팔+반바지. 서울와서 적응안돼. 거기서 게스트하우스에서 혼자온 오토바이족을 만났는데, 그친군 무지춥대. 근데 자전건 탈수록 덥고

- 고 : 폭주족과의 데이트?
권 : 아, 게스트하우스에서 프랑스 애들 만나서 같이 고기먹고 그랬어 데이트는 아니고 걔 혼자왔길래 저녁 같이 해서 먹구

- 고: 인터뷰 시작해보자.
권: 즉흥적이라 괜챃을는지. 긴장 좀 되는데. 메신저란 점 감안해줘

- 고: 어차피 즉흥..........'spontaneous mind'. 자기소개를 간단하게 해줘. 인간 권에 대해서!!! 아주 간단하게 ㅋㅋㅋ
권: 자연을 사랑하는, 그리고 여행에 대해 마음을 여는, 조금의 피터팬 컴플렉스가 있는 사람

- 고: 피터팬 컴플렉스라고 하면 30대보다는 10대나 20대의 삶을 추구한다는건가?
권: 좋게 말하면, 젊게 살려고 하는,,나쁘게 말하면, 나이값 못하는. 고로, 나이에 얽매이고 싶지않은,,그러나 한국사회에서는 조금 힘든..

- 고: 그렇다면 본인의 정신연령은 몇살이라고 생각해?
권: 정신연령이 어리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다만, 결혼한 사람과의 차이는 있을 거라 생각한다.
정신연령 말고 라이프스타일의 연령은 20대 후반정도

- 고: 본인의 직업인 편집자(editor)에 대해 소개해줘
권: A. 최초의 독자이자 최후의 책임자.
     B.저자와 독자 사이의 소통을 위한 매개체
     C.세상 어딘가에 이름을 남기고 살고 있는 사람

- 고: 뜬금없는 질문이지만 혹시 밴드 중에서 'editor'란 그룹이 있는데 들어보신적 있어?
권: 없지만, 관심을 갖고 검색해볼 용의가 있고, 그 이름을 짓게 된 배경에 대해 알고싶어
- 고: http://www.myspace.com/editorsmusic  요거니깐 가서 들어보기를

-
고: 편집자의 자질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권: 음, 이건 좀 실질적인건데, 시장을 읽을 수 있는 눈과 독자의 눈높이를 맞출 수 있는 센스
그리고 다독

- 고: 편집자로써 본인만의 철학이 있다면?
권: 음, 솔직히 깊이 생각해본적 없어서 즉흥적(또는 그간의 생각을 정리) 말해보자면,
철학이라기 보단. <국제 PEN CLUB>이라는 문학단체가 있는데, 거기에는 시인 극작가 수필가 소설가를 비롯해 편집자까지 포함되거든 거기에 준하는 사람이 되자는게 예전부터의 생각이었어
권: 근데 생각만이고 실천은 못해. 'PEN'이....poet, essayist, editor, novelist 등의 약자야

- 고: 그리고 PEN을 접하고 편집자의 길을 선택했는지, 아니면 편집자가 되고 난 후 알았는지
권: 후자. 후자가 맞고, 그걸 보고 다시금 편집자의 역할이 크다는 걸 알았지만 실천은 못하고 있어,,, 이것이 대부분 편집자의 현실이기도 하지.

- 고: 그렇다면 편집자로써 일의 만족도와 소감을?
권: 솔직히 활동적인 나로서는 신입때는 늘 다른 일을 갈구했지. 그러다가 일에대한 만족도가 120%에 달할 때가 있었어, 내 책이 매체에 보도되고, 좋은 저자들을 만났을때..헌데, 지금은 다시 평안+고요의 상태에 도달한듯

- 고: 실천이라고하면 책 출판과 연관해서 구체적으로 설명해줘
권: 일단 시간적인 문제도 있고, 저자의 고집도 있고, 회사 입장도 있어
권: 실천이 어려운 현실에 대해 짧게 말하고 갈게..일단 창조적인 일인거 같지만 결국은 패턴이 있고, 그 패턴을 벗어나기가 쉽지 않음. 왜냐면, 저자의 소신도 있는건데,,그 소신을 꺾을만큼의 지식이나 소신이 편집자에겐 없어, 편집자가 잘팔리는 책으로 유도하기 위해서는 그 이상의 소신이 있어야 하는데... 시간도 부족하고
권: 추신 : 이건 출판사마다 다르고, 책마다 달라,,때론 편집자가 곧 저자인 책도 있고, 때론 편집자는 그저 도구일뿐인 책도 있다는것.

- 고: 편집자의 현실에서 이상을 실천하지 못하는 이유는?
권: 편집자가 곧 저자가 되는 경우도 있고, 편집자가 기능인에 그치는경우도 있다고
음, 이건 모든 직업인이 마찬가지 일거라고 생각해...교사는 전인교육을 하고싶겠지만, 성적향상에 힘쓰게 되고 법조인도 정의사회 구현보다는,,어쩌면 다른 것에 목적을 두겠고
노골적인 얘기부터 먼저하자면, 자원봉사자도 아니고, 취미로 일하는 것도 아니니, 독자가 원하는 책보다 때론 회사가 원하는 시간을 맞춰야되는 경우도 있으니, 내가 하고싶은대로 다 할 수는 없는 노릇, 더 크게 보면, 소신 부족이라고 할수도 있을듯도 해

- 고:결국 독자를 위한 책 편집을 우선으로 하고 싶지만, 잘 팔리는 책을 위한 편집을 한다는건가
권: 엄, 일반적으로 그렇단 얘기. 그러니까 너가 말한 'on the road'란 책도 안팔리면 안하겟찌

- 고: Jack Kerouac 'on the road'
권: 팔리지 않은 책은 곧 쓰레기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

- 고: 그래도 가치있는 책이란게 있잖아
권: 어쩌면 자본주의 사회에서 맞는 말이기도 하고. 어차피 사업이지, 예술이 아니자나. 다 돈을 쫓는다는 얘긴 아니야. 아까 말한건 이상을 맘껏 펼칠수 없는 이유중 한가지고

- 고: 본인이 30대 전문직 여성이잖아. 이에 대해서 20대 때랑 다른점
권: 20대랑 다른 30대로서의 나의 일? 사실, 이건 좀 진심인데..일에 대해 스트레스 많이 받을땐 정말 때려치고싶어.. 여행이나 다니면서 살고싶단 생각도 마니들어(여기까진 여담이고). 30대에 일은, 꿈도 아니고 생계수단도 아니고 정말 어쩌면 나를 지탱하는 힘 같아. 이런생각 요새 마니 드는데 내 생활의 중심인지도 몰라.
권: 아침에 눈을 떴는데, 내가 할 일이 없다는건 참 막막할 거 같아.. 무의미함의 연속이지.. 그래서 일단 일이 있다는게 좋고, 그 일이 그/래/도 사회에 유익한 일이라는 게 만족스러워, 20대에는 멋져보이는 일 하고 싶었다면, 지금은 나한테 맞는 일 하고 싶어,, 타인지향에서 개인지향으로 바뀐거같아, 답이 좀 애매하지? 이런생각 종종하는데 정리해볼 기회가 없어서 답이 좀 설레발이네.ㅋㅋ

- 고: 결론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개인과 잘 맞는다는 의미네
권: 20대땐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맞는거같아. 어릴땐 활동적인일 하고싶었고 그게 맞다고 생각했거든.

- 고: 출판이라는게 사회에 유익한 일이라고 생각해? 어떠한면이
권: 물론 양서일 경우에 그런거고, 아까 말했듯 이익을 위해 책을 내는거긴 하지만, 그래도 우리책은 양서들이라고 생각해. 누군가의 창작물, 누군가의 연구, 누군가의 주장이 사장되지 않고 세상에 빛을 보게 해주자나,

- 고: 만약 결혼을 한다면 계속 일을 하고 싶은건지와 결혼이라는게 꿈과 생계수단에서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갈림길 같은데 이에 대한 생각은
권: 결혼이 꿈을 파괴한다고는 절대 생각하지 않아. 나는 사실 일보다 더 중요한게 가족이라고 생각해... 일때문에 결혼을 안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고, 결혼 후에 일을 할것인지 아닌지에 대해선 그때그때 타협할 수 있을 듯. 근데 질문에서 꿈과 생계수단에서 현실로 다가온다는 말이 무슨 의미인지 애매한데

- 고: 본인의 답변에서 꿈과 생계수단을 이야기해서 질문한거임
권: 지금 나를 지탱하는 것이 일이라면, 결혼을 하게 되면 나의 가족이 되겠지. 이게 답변이야.ㅋ

- 고: 30대를 강조해서 미안한데, 30대로써 외로움을 느낀적이 있는지
권: ^^;; 그러게,, 난 30대라고 별반 다를거 없는데 30대 완전 강조하는데? 난 30대로서가 아니고, 외로움을 좀 많이 느끼는 편이야..
권: 너 혹시 정호승의 <수선화에게> 알아? 그 시를 처음 봤을때 정말 많이 위안이 됐어, 외롭다는게 비단 나만 느끼는 감정이 아니구나, 란 생각에

- 고: 그럼 외로울 때는 언제야
권: 난 외로움이 많은 편이고, 그 시를 보고 조금 위안이 됏고,,예전엔 더 외로움에 빠지려고 했다면, 이젠 외로움을 좀 외면해보려고 해.. 잘 안되지만..외로움이 젤루 사치스런 감정이래
권: 수선화에게 - 정호승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에서 가슴검은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퍼진다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정호승. 1998. 열림원.

권: 외로움을 느낄때가 언제냐고? 음, 정말 즐거운 모임을 끝내고 집에갈때(이건 반반이야, 어떨땐 가방한보따리 선물 들고가는 기분이고, 어떨땐 외로움을 느껴). 또, 호감가는 사람을 만나고 집에 들어갈때

- 고: 한가지만 더
권: 다들 행복해보이는데 나만 무료할때, 그리고 아침에 문득 눈뜨고 혼자라고 느낄때. 아놔.ㅠ. 너무 많다. 이거 컨셉이 이상해. 너 무슨 독신여성 인터뷰 이런컨셉 아니지?

- 고: 아니야 -_- 다음 질문을 위해서. 외로움이랑 개인의 감정이잖아. 그렇다면 외로움을 해소하기 위해 타인과 소통은 어떻게 하는지
권: 외로음을 해소하려는 노력..난 늘 함께하려고 해..누군가와 함께 있음 덜 외롭거든,, 이게 좋은 방법이라고 하긴 하는데... 내가 혼자 해결하지 못하는 나약한 존재인가 라는 생각도 가끔들어. 그래도 난 누군가와 함께 하는 것이 좋고, 그러려고 하는 편이야,, 다행히 그럴때 옆에 있어주는 친구들도 있고,, 이젠 좀 그만 괴롭혀야지^^

- 고: 인터뷰 주제인 소통에 대한 질문이야........권은 소통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해
권: 소통=공유. 딱 떠오르는게 '공유'네. 난, 늘 말하지만 진실은 통한다고 생각해...

- 고: 진정한 소통을 위해서 진실이 필요하다는 건가?
권: <바보같이 보이는 사람이 늘 당한다고 생각할수도 있지만, 세상은 늘 공평해>이문장은 빼주고. 진실이 필요한건 기본!! 기본이고, 소통에서 진실이 없다면 그들이 아무리 잘 통한다고 해도 한계가 있다고 봐,,아마 너도 느낄거야, 너가 진실로 누군가를 대하면, 그도 역시 너에게 진실을 보여줄껄

- 고: 진실이라는게 진심을 의미하는거 같은데
권: 난 그게 진정한 관계라고 생각해. 당연하지 진실의 표면에는 진심이라는 아주 양질의 감정이 담겨있지. 내 인간관계를 둘러봐도 그런거 같아. 내가 진실을 보이는 만큼 상대도 그렇고. 나 역시 진실을 보이지 않는 사람도 있고, 그에게 역시 진실을 원하지 않아. 모두를 진실로 대하고 나를 다 연다면 좀 피곤하자나. 근데 난 최소한 말을 안하면 안했지, 위선이나 거짓은 말하지 않아(요즘 세상에 때론 어울리징 않는 성품인지도)

- 고: 타인이나 사회에서 위선이나 거짓으로 일방적인 소통을 한다면 어떻게 대처해
권: 음, 그냥 나두 마음을 닫아버리겠지. 사회가 그런다면 나서서 대처할 생각은 없어. 그냥 휘둘리지 않고 조용히 ... 있을거 같아. 비겁할지라도

- 고: 앞으로 꼭 해보고 싶은 일은
권: 자전거 타고 세계일주<---객기에서 오는 말이고..아, 그생각은 해봤어. 이것 역시 간절한건 아니고, 진짜 괜찮은 책 하나 쯤 기획하고 일을 관둬야되지 않을까란 막연한 생각. 만족스런 대답이 없네, 나두 깊이 생각안해봐서

- 고: 글을 읽는 사람들에게 이건 꼭해봐야한다 꼭 추천하고 싶은 것은?
권: 하루를 이틀처럼 살기&&
1.휴일 새벽에 등산하고 오후에 자유로운 생활
2. 평일 새벽 친구들과 조찬하고 출근하기
3. 휴일 새벽 자전거 타고 오후시간 따로 보내기.
4. 진정한 사랑^^

- 고: 부지런해야만 가능한일 ㅋㅋㅋ
권: 부지런해지란 말이고 그렇게 해보면 정말 기분 업 되더라고

- 고: 인터뷰하는 고에 대해서 평소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평가 부탁해용 ㅎㅎㅎ
권: 1. 나의 1호 인터뷰어
2. 신비주의, 조금이나마 본인의 틀을 깼으면 하고 바람.
3. ㅎㅎ 고백했던 사람.
4. 포용할 줄 아는 사람이 되길 바람, 그리고 감정에 솔직해지길 바람
5. 남자 권을 보는 듯한 느낌을 마니 가졌음
6. 몸이 참 곧은 사람

- 고: ㅎ.ㅎ 3번은 빼야겠다. 마지막으로 인터뷰 소감. 이런 인터뷰는 처음이었다니 당황도 되었고 즉흥적으로 대답하기 어려웠을거 같아
권: 일단 메신저라는 특성상 즉흥적인 대답들었음을 알아주길바라고. 처음으로 인터뷰하는 건데, 이를 통해 나를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였고,,생각보다 심도있는 질문과 적재적소의 파고들어 순발력을 보여줌에 박수를 보내고. 나에 대해 허심탄회할 수 있는 기회였다고 생각해, 그만큼 ㅂ부끄러운 부분도 있고^^;;

그녀는 나에게도 많은 질문을 했다. 앞의 인터뷰를 통해서 답한것도 있고해서 개인적으로도 답변을 해줄 예정이다. 그녀는 메신져 상에서도 곰곰히 생각하며 친절히 답변해주었다. 앞으로 친구로써 그녀와 더 많은 소통을 하고 싶다. 그리고 제발 "나를 여자 권분옥같다"라고 안했으면 좋겠다. 난 고우주이거든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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