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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ARCHY

대졸 초임 삭감: 88만원 세대여 침묵을 깨라

NO WAVE 2009.02.26 11:33

고용 계획 없는 대졸 초임 삭감

- 88만원 세대여 침묵을 깨라

88만원 세대의 저자 우석훈교수는 말한다. "20대여 토익책을 버리고 짱돌을 들어라."

최근의 세태를 반영하는 공감이 되는 문구이다. 여기에 더 추가하자면 토익책을 불사지르는 수준까지 되어야할 듯.

대졸 초임 임금 삭감 논의에 대한 뉴스를 보면서 다시금 절망감이 들었다. 정부가 먼저 주도하고 재계가 일방적으로 발표했다. 대졸 신입 사원의 초임을 28%까지 삭감하고 이를 대신하여 신규채용을 더 많이하기로 한단다. 대졸 초임이 2600만원~3100만원인 기업은 0~7%, 3100만원 ~ 3700만원인 기업은 7~14%, 3700만원 이상인 기업은 14~28%를 삭감한다. 이러한 정부의 공기업과 일반 기업의 대졸 초임 삭감에 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다. 임금을 깎으면 신규 채용에 대한 언급이 있어야하는데 신규 채용에 대한 이야기는 빠져있다. 현재까지 신규 채용에 대한 방식도 논란의 여지가 크다. 임금을 삭감한 만큼 그 돈으로 인턴사원을 채용한다. 정규직 신입 사원도 아니고 인턴사원이다. 인턴은 말그대로 비정규직이다. 인턴 기간은 현재 비정규직 법으로 규정된 2년 보다 훨씬 짧은 1년 이내의 비정규직이다. 정규직을 위한 실습 과정이라는 좋은 의미를 부여했지만 비정규직 법의 혜택도 못받는 단기직이다. 정규직 신입사원의 임금도 삭감하고 비정규직 법안까지 빠져나가 대규모 인턴 사원을 채용한다는 것이다. 결국 20대의 피를 빨아 대규모 20대의 인턴들을 양산하겠다는 방안이다. 고입, 대입, 취업까지 무한 경쟁 속에서 자라온 88만원 세대들을 또 다시 서로를 견제하며 희생시켜야한다.

<한겨레 2월 26일자 이미지>

신자유주의 88만 세대들의 희생
올해 7월이면 비정규직 개정안으로 인한 2년 계약직의 정규직 전환이 도래한다. 정부와 한나라당은 4년 연장하자는 법안을 통과시키려하고 있다. 노동자 전체를 비정규직화라는 노동의 유연성을 심화시키려한다. 비정규직 법에 규정되지 않는 청년인턴은 논외로 삼을 것이다. 노동계의 비정규직 투쟁에서도 민주노총과 시민단체들이 앞장섰었다. KTX 여승무원들을 제외하고는 20대들 스스로 투쟁을 한건 아쉽게도 없었다. 결국 투쟁하는 행동까지도 다른 세대의 누군가가 대신 해주었다. 스스로 주인이 되지 못하고 주체가 되지 못하는 세대를 보면 안타까움을 느낄 수 밖에 없다.  

2009년 정부와 재계에서 추진하는 대졸초임 임금 삭감안의 비슷한 사례가 3년 전 프랑스에서 있었다.  2006년 자크시라크 우파정권에서 추진했던 채용 2년 내에 해고가 가능한 ‘최초고용해고법’이 통과 되었을 때 프랑스 학생들과 부모들 300여만 명이 결렬한 시위를 벌였었다. 그 법을 좌절시키는데 가장 앞장섰던 사람들은 그 법의 피해자들, 학생과 그 부모들이었다. 그리고 그 법을 좌절시킬 수 있었던 프랑스의 힘은 ‘어떻게 기업주가 직원들을 마음대로 해고하도록 허용할 수 있는 가’라는 가치관이었다. 시위는 격렬해지며 20대들과 10대까지 참가하게 되었고 마지막에 노동계가 참가하여 법안을 무력화 시켰다.

침묵할 것인가 분노할 것인가?
현재 우리는 어떠한가? 모두들 침묵하고 있다. 언론에서는 연일 우려스럽다는 보도를 하고 있지만 그 뿐이다. 실제 당사자인 20대들은 무기력한건지 인식을 못하는건지 아무런 움직임이 없다. 청년 실업은 증가하고 있고 현직에 근무하고 있는 정규직 마져 해고당하고 비정규직화 되고 있다. 대졸 초임 임금 삭감이 실행되면 곧 정규직까지 임금 삭감하자고 나설 것이다.  최종적으로 정규직마져 안정적인 일자리 보장이라는 마지노선이 깨져버릴 것이다.

신자유주의를 신봉하는 윗 세대들이 20대들에게 물질적인 혜택을 제공하며 경쟁하는 삶을 만들었다면 이제 선택은 20대 자신들에게 있다. 다시금 무한 경쟁의 신자유주의의 삶에 묻어 갈 것인지 침묵을 깨고 자신들의 삶을 찾은 것인지. 한가지 더 언급하면 신자유주의는 2008년 세계 금융 위기로 종말을 고했다. MB 정부는 아직 4년이 남았지만 5년 후에는 한국도 신자유주의가 종말을 깨달을 것이다. 5년 후 뒤 늦게 인지할 것인지 현재 세계적 흐름에 동참할 것인지는 20대들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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