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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은 역사다 - 정문태 본문

NACHO LIBRE

현장은 역사다 - 정문태

NO WAVE 2010.04.20 20:37
현장은 역사다
카테고리 역사/문화
지은이 정문태 (아시아네트워크,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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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월부터 뉴스와 매체에서 태국 방콕의 소식이 전달되었다. 탁신을 지지하는 붉은 티셔츠들이 거리를 점령하고 현 정부인 민주당과 사막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였다. 타이의 재벌 탁신의 등장과 부패로 인한 축출 등 일련의 과정을 알고 있었던 나 조차도 부분적으로 전해지는 짤막한 소식에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었다. 국제 뉴스 한 토막 기사로 우리가 태국 사태를 제대로 알 수 있을 수는 없을 것이다.

 

멀면서도 가까운 동남 아시아

아시아 국가들의 사이는 멀고도 가깝다. 동아시아의 구성원인 한국, 북한, 일본, 중국, 대만을 보더라도 체제가 다르고 역사적 이해 관계도 아주 다르다. 지정학적으로 가깝지만 이해 관계는 아주 멀다. 같은 아시아에 속해있는 동남아시아는 어떠한가? 역시 우리에게는 먼 나라인 듯하다. 그렇게 먼 나라처럼 느껴지는 이유는 그들의 정치, 역사, 문화에 무지하기 때문이다. 19세기 이후 열강으로부터 식민지 역사를 지니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탈 식민지 이 후 가난과 내전을 겪었고 쿠데타에 의한 군사독재를 경험한 것도 동일하다. 한국은 박정희 군사독재 시절 경제성장으로 아시아의 용이 되어 다른 길을 걸어왔다는 것만 빼고는. 한국도 끊임없이 독재정권에 저항하며 민주화를 이룩하며 경제 발전과 민주화를 동시에 이뤄 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남 아시아 국가들에게서 한국은 경제 성장 국으로서 인식 될 뿐이다. 한편 한국은 동남 아시아를 주변국으로 치부하며 관심 밖으로 밀어내었다.

 

전선 전문 기자 정문태는 현장을 누비며 동남아시아의 현대사를 조명한다. 단순한 기술이 아닌 현장에서 직접 취재와 인터뷰를 통해 동남아시아 각국의 역사를 분석하고 본질을 파고든다. 이 책은 그럼으로써 현장의 생생한 기록이다. 인도네시아, 아쩨, 동티모르, 버마,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타이의 현재를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대통령에서 게릴라까지, 심장을 겨눈 인터뷰

전선에서 감옥까지, 실체를 쫓는 현장 취재

사건에서 음모까지, 본질을 파고드는 분석.

 

책을 읽고 있노라면 현장의 생생함과 사건이 드러내는 진실의 역사를 읽을 수 있다. 역사는 역사가들에 기술되고 편찬되는 것도 아니고, 언론의 일방적인 시선에 의해 전달되는 것도 아니다.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진심으로 역사의 사건의 본질을 꽤 뚫으려고 할 때 역사가 있는 것이다.

 

현장은 역사다

정문태는 이 책에서 제대로 된 시민의 역사를 기록하고 싶어한다. 탈 식민지 이후 시민은 국가에서 변방에 있었기 때문이다. 아시아적 가치라는 맹목적 이데올로기는 국가와 집단을 앞세우며 시민 개인의 자유를 짓밟아 왔다. 이러한 원인의 실체는 식민지 지배부터 비롯되었다. 그 원인을 분석하고 끄집어 내는 것이 아시아를 위한 역사이다. 식민지 독립 후 엘리트들은 그들만을 위한 정치를 펼쳐 왔고 시민에게 주권을 돌려주지 않았다. 정체성을 선택할 자유는 폭력적으로 억압되어 많은 갈등과 분열을 낳았다. 수카르노와 수하르또의 장기 독재 이후 44년만에 자유 선거를 치룬 인도네시아가 그랬고, 오랜 네덜란드의 식민지를 거치며 독립을 하였지만 또 다시 인도네시아의 침략에 꿈을 져버리고 투쟁을 계속하는 아쩨와 동티모르가 그랬고, 오랜 군부 독재에 민주화 혁명이 표류하고 있는 버마가 그랬고, 식민지 독립 후 킬링 필드의 대학살로 얼룩지며 치유하지 못하고 있는 캄보디아가 그랬고, 군사쿠데타에 의한 군사세력과 자본을 앞세운 재벌의 탁신 사이에 갇혀버린 태국의 시민 투쟁이 그렇다. 식민지, 독립, 국가, 독재, 자본 그리고 시민을 아우르는 역사가 동남아시아의 현장에 있다.

 

우리는 역사의 현장의 종점에서 세계화(Globalization)를 외치며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자유진영에 편입되려고 노력해왔다. 세계화는 영토 밖의 외부 세계와 국가를 이해하는 것이지 서구라는 한쪽 방향으로 치우친 관심과 진출이 아니다. 3세계에 진심으로 관심을 가지고 그들을 알아가는게 진정한 세계화인 것이다. 진심으로 이해 했을 때 세계적 연대가 있고 문화적 교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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