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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인도 - 아마티아 센 본문

NACHO LIBRE

살아있는 인도 - 아마티아 센

NO WAVE 2010.04.21 21:15
아마티아 센 살아 있는 인도
카테고리 경제/경영
지은이 아마티아 센 (청림출판,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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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고전 서사시 <마하바라타> 중 바가바드기타의 두 가지 도덕적 입장이 있다. 첫째는 전쟁의 정당성에 의문을 품었던 아르주나의 입장이다. 정의라는 명분으로 벌이는 전쟁이 야기하는 참상과 살육을 무시하는 건 올바르지 못하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그 의무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크리슈나의 입장이다. 의무에도 우선 순위가 있으며 논리 정연한 행동 원칙 아래 결과와 관계없이 싸움의 의무를 강조하고 있다. 이는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그 의무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아마티아 센은 이러한 논쟁에 대해서 오늘날에도 아르주나의 의문은 타당하며 세계에서 일어나는 테러, 전쟁, 폭력, 전염병, 불안, 절대빈곤의 문제와 경제 발전, 핵 대치, 특정 지역의 분쟁이 이에 해당함을 지적한다.

 

원제의 < The Argumentative Indian : 논쟁적인 인도인>처럼 센은 인도뿐만 아니라 아시아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들에 대한 쟁점들을 논한다.

 

민주주의의 가장 중요한 두 핵심은 선거와 공개 토론이다. 사회 선택론과 대중 선택론 등의 새로운 이론으로 인해 단순한 대의 정치를 위한 투표뿐만 아니라 대중의 사회 참여가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중요한 결정을 위해 공개토론을 벌이면서 사회와 개개인의 관심사를 알 수 있고 우선 순위의 정책도 정할 수 있다. 이러한 공개토론의 전통은 인류의 공통 유산이다.

 

인도에서 종교가 차지하고 있는 위치

비교 종교학의 대가 부켓(A.C Bouguet)인도는 종교 문제를 다룰 때 생각할 수 있는 사례를 모두 갖추고 있다라고 말한 것처럼 종교를 빼놓고 인도를 논할 수 없다. 흔히 우리가 알고 있듯이 인도는 힌두교 국가라고 하는 건 오히려 인도의 다원주의를 왜곡하는 것이다. 다양한 목소리를 통한 다원주의 역할은 영국으로부터 독립 후 인도가 지향하고 있는 민주주의와 세속주의와 관계가 있다. 역사적으로 다양한 종교와 지배 국가였던 인도는 불가지론, 회의론, 무신론, 유물론으로부터 다원주의의 전통이 존재했다. 이러한 전통은 인도 철학과 수학, 과학의 발전에 도움이 되어 왔었다.

힌두교가 인도를 대표하게 되면서 힌두트파의 약식 환원주의라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여러 종교적 배경을 지닌 시민들이 힌두교라는 국가 교리에 환원하여 정체성을 규정할 수 없다. 이러한 정체성을 어떠한 원칙을 적용했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종교는 계급, 언어, 문학, 정치이면, 역사 등의 기준에서 하나의 요소 일 뿐이다.

힌두트파의 힌두교 중심이라는 인도의 역사 왜곡은 분리주의를 조장하고 악용하여 인도가 지니고 있는 관념과 대립한다. 해외에 거주하고 있는 디아스포라는 이러한 종파적 근본주의를 적극지지하고 해외의 이질적 문화에 무력감을 느낄 때, 힌두교라는 정체성의 가치를 적극적으로 과시하며 힌두교 민족주의와의 일치화와 내면화 과정을 거친다. 그러나 센은 인도인이라면 누구나 보편적으로 지니고 있는;

나가르주나의 예리한 철학적 논쟁, 하르샤의 인간에 넘치는 지도력, 마이트레이나의 천문학과 수학적 업적, 칼리다사의 매혹적인 시, 수드라카의 파격적인 연극, 아불파즐의 놀라운 학문적 수준, 샤자한의 심미적 비전, 마라누잔의 수학, 라비상카르와 아크바르 칸의 음악이 인도의 참 모습이라며 환원주의를 경계한다.

 

인도에서 정의는 평등과 동의어이다. 논쟁하기 좋아하는 문화는 중요한 자산이다. 정의 실현의 성패는 그 문화를 어떻게 사용하느냐의 여부가 중요하다. 민주적 절차를 통해 평등 조항을 명문화하고 현실 참여를 통해 그 내용을 활용하는 문제가 평등을 실현하는데 있어 최대한 관건이다. 센은 여기에 침묵은 사회 정의의 강력한 적이다 라고 강력하게 논쟁을 옹호한다.

센이 책에서 가장 많이 인용하는 무굴 제국의 16세기 후반의 아크바르 황제는 아크라에서 열린 부족간 토론에서 다원주의를 통한 다양한 종교를 받아들이는 정책을 폈고, 대화를 통한 교류를 강조했다. 논쟁은 논쟁을 필요로 한다. 운명의 여신이 행하는 알 수 없는 침묵의 위력은 말로 이겨내야 한다. 또한 아크바르 황제는 이성을 강조하며 이성을 종교적 명령에 종속시켜서도 안되고 전통의 늪지에 빠뜨려서도 안 된다며 이성을 통한 통치를 했다.

 

인도 사상의 양대 산맥은 인도의 지성 타고르와 마하트마 간디이다. 둘은 아르주나와 크리슈나처럼 다른 입장을 지니고 있었다. 간디는 우상의 필요성을 역설했지만 타고르는 민중들의 깨어남을 주장했다. 또한 간디는 민족주의를 옹호하면서 전쟁을 겪어야 평화에 이르는 것처럼 민족주의를 거쳐야 세계주의로 나갈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 이에 반해 타고르는 민족주의, 애국심, 문화 교류의 중요성, 이성과 과학의 역할, 경제 발전의 본질에서 다양성을 존중이 중요하다며 간디의 반대 입장에 섰었다. 이는 타고르가 회의적인 전통에 따라 논리를 강조하고, 국외 문제에 적극적 관심을 표하고, 과학과 객관성을 존중했던 것이다.

 

사뮤엘 허팅턴은 서양은 근대화 되기 오래 전부터 서양이었고 서양에서 볼 수 있는 자유의 전통과 개인주의는 문명화된 사회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특징이다.라며 서구 중심주의로 자유가 인류의 공통적인 유산인 것을 왜곡했다. 논쟁하기 좋아하는 인도의 전통이 보여주는 개방성이 배타적이고 편협한 내부의 존재를 바꿀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우물 안 개구리의 무지도 깰 수 있다.

 

서구적 시선의 이중성과 세가지 취향의 상관 관계

이 책에서 센이 논의하는 가장 중요한 내용을 소개한다면 인도를 바라보는 서구의 시각과 세가지 범주이다. 식민 지배국인 영국의 경제학자 제임스 밀의 제국 사관에 의한 인도사는 괴기스러울 정도로 원시적인 이미지를 강조하며 왜곡하고 있다. 반면에 인도의 힌두 민족주의 사관으로 쓰여진 인도의 과거사는 어지러울 정도로 많은 미사여구를 남발한다. 인도 문화와 전통의 가장 중요한 덕목인 다원성을 무시하고 왜곡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 문예적(Curatorial) 방법론 : 보편적인 문예적 범주로 인도 문화의 다양성을 바라보며 호기심과 흥미로 체계화 시킨다.

권위주의적(Magisterial) 방법론 : 제임스 밀의 <영국령 인도사>가 대표적으로 영국의 통치자들의 시각이다. 인도를 제국주의적 힘이 지배하는 통치 영역으로 간주하며 관리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이국취향적(Exoticist) 방법론 : 인도의 불가사의한 면을 부각시키며 인도만이 지닌 독특한 문화에 관심을 지닌다. 일시적인 유행과 같은 것으로 처음에는 인도에 열광했다가 자신들이 기대하지 못한 것을 찾지 못하며 실망감으로 오히려 인도를 비판하는 쪽으로 전향한다.

 

세가지 취향의 상관 관계를 본다면 이국적 취향과 권위주의적 시각은 인도에 관심을 불러 일으키지만 오히려 올바른 이해를 어렵게 한다. 문예적 시각은 인도 특유의 문화를 다양한 관점으로 바라보게 기여하지만 서구 전통과의 비교로 대조적인 면을 부각시킨다. 이는 동양문화를 바라보는 서구인의 시각에 적용되는 법칙이다. 권위주의적 시각의 비평가들은 인도의 합리주의와 휴머니즘을 거칠게 매도하면서 이성적 측면을 왜곡하고 비하한다. 이에 반해 이국적 취향 예찬 가들은 인도의 초이성적인 면만을 부각시킨다. 결과적으로 식민지의 경험과 연결되어 서구적 가치를 맹종하는 형태로 나타난다. 식민지 독립 후 3세계를 바라보는 식민지 근대화론, 오리엔탈리즘이 내면화되는 공통적 특징이다. 이렇게 내면화되는 서구적 시각은 내적 정체성에 영향을 끼친다.

첫째, 유럽인들이 이국적 취향의 시각으로 인도를 해석하고 예찬하면 인도 내에서 동조하는 부류가 발생한다. 서구의 인도에 대한 찬사는 자주 인용하면서 부정적인 언급은 무시해버린다. , 서구인들이 열광하는 신비주의적이고 반이성적인 부분에만 집착하게 된다.

둘째, 내적 정체성을 만드는 과정은 식민지의 엘리트들이 주도하는 민족주의 정책과 보조를 맞추며 지적 근거를 제공해준다. 민족주의자들은 서구의 정치, 경제, 과학, 기술 등의 우위를 인정하고 식민지는 승복한다. 식민지 근대화론을 내세우며 서구의 물질적 영역을 모방한다. 이를 계기로 정신적 문화의 개별성을 보존할 필요성을 강조하고 반식민적 민족주의 내세우며 민중과 유리되지 못하고 권위적 통치의 수단이 되어버린다.

셋째, 엘리트들은 식민지 극복의 역사를 민중에 초점을 맞춘다. 그러나 식민지 시대의 유산으로 물려 받은 대중 교육의 후진성은 개선되지 않으며, 엘리트 권력 주의로 인해 불평등은 심화된다. 언제나 기층민들에 정치적 초점을 맞추지만 이는 헛구호에 불과하며 이는 재생산되고 끊임없이 반복된다.

 

서구적 관점에서만 바라보는 포스트 모더니즘의 논란도 마찬가지이다. 모더니즘은 영국에서 나왔고 독립 이후 지식인들이 영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용한 포스트 모더니즘 또한 영국의 것이다. 모더니즘의 개념은 서구의 것으로 명백하기 때문에 찬성하느냐 반대하느냐 하는 차이만이 있을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사상이나 관념이 주어지면 마땅히 조사하고 평가하는 절차를 거치는 것이 중요하다.

영국에서 식민지 독립 첫 총리로 선출된 네루는 세가지 서약을 했다. 민주주의의 실천, 사회적 불평등과 후진성 제거, 경제 성장과 평등의 성취이다.

 

사회적 불평등과 평등의 성취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불평등이다. 인도는 카스트 제도나 여러 계급 제도가 존재한다. 불평등에 대한 정의론과 복지론 학자인 센은 계급 제도가 불평등의 유일한 요인이 아니라고 말한다. 불평등의 변수들은 여러 가지로 각 요소들은 취약한 구조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상호 보완적으로 서로 영향을 끼친다. 특히 종교 갈등에 의한 폭력이 자주 일어나지만 다른 요소들에 의해 묻혀버려 계급적 요소는 오히려 주목 받지 못한다. 이러한 종파 간의 폭력에서는 희생자들이 속한 계급보다는 종파 자체에만 초점이 맞춰진다. 중요한 핵심은 희생자들이 속한 집단은 달랐지만, 집단 내에서 계급은 비슷하다. 하위 계급이 상호 집단에서 서로 비방하고 폭력을 휘두르는 경쟁구도가 유지 되는 건 불평등의 계급적 요소가 다분한 것이다. 그러나 이는 주목 받지 못하고 비슷한 계급의 분열로 상위 계급의 위치를 공고히 만들어준다.

 

센은 복지와 발전 능력의 평등에서 인간 생활의 두 특징인 원동력(Agency)와 행복추구(Wel-being)의 중요성을 언급해왔다. 원동력은 어떤 목표로 나아가기 위한 힘이지만 자신에게 행복을 가져다 줄 지를 우선으로 여기지는 않는다. 행복추구는 일반적인 불평등의 해소와 같은 원대한 목표이다. 두 개념은 평가가 다르고 한 개인이 가치관, 목표, 야망, 자유, 업적을 이해하는 방식도 다르다. , 자신의 삶의 질이나 행복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먼저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원동력과 행복 추구는 구분해야 한다.

성차별의 예를 들어본다면, 여성 해방 운동은 여성의 일반적인 지위 향상을 목표로 하며 행복추

를 우선시했다. 그러나 논점을 여성의 행복에서 여성 개인의 삶으로 본다면 원동력이 확대되어야 한다. 여성들의 진보적이고 건설적인 원동력과 범위를 제대로 인식한다면 여성, 남성, 아이 등 모든 사람들의 삶을 향상시킬 것이다.

 

우리는 세계화를 지지하느냐? 반대하느냐? 의 시각에만 머물러 있다. 반세계화 저항운동은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불평등을 부각시키기 때문에 바람직하다. 센이 말하는 세계화 토론의 진정한 의미는 시장의 효율성, 현대 기술, 자본의 이동의 중요성이 아닌 심각한 힘의 불균형에 대한 논의이다. 사상의 이동이 서구의 이데올로기적 제국주의로만 비춰진다. 이러한 일방적인 방향으로 만들어지는 힘의 불균형에 우리는 단호히 거절해야 한다.

소위 아시아적 가치라는 허울을 만들어 자유를 억압하고 있다. 언론 자유, 정치적 기본권, 시민권을 서양의 전유물이라고 단정 짓고 이에 대립하기 위해서 아시아적 가치를 주장한다. 그러나 이는 논리적 모순을 지닌다. 역사적으로 서구에서 자유와 관용을 중시했다는 근거가 없다. 개인의 자유는 인류 보편적인 전통적 유산이지 서양의 전유물이 아니다. 개인의 자유와 경제적 자유 18세기 이후인 최근에 나타난 관념일 뿐이다. 또한 아시아는 전세계 인구의 60%를 차지하며 다양한 문화와 사상이 존재하기 때문에 아시아적 순수한 가치가 존재할 리가 없다.

 

정체성 선택의 자유와 이성에 의한 논의

마지막으로 센은 인도의 다원적 전통을 정체성과 연관 짓는다. 정체성은 발견이 아니라 선택이다. 정체성은 배타적으로 타인에 의해 발견되는 게 아니다. 개개인이 정체성을 선택할 자유를 지닌다. 그러나 정체성 선택의 자유는 특정 요인들에 의해 제한을 받는다. 자유는 타인이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서 한계를 지니기 때문이다. 이에 따란 센은 정체성을 선택하느냐는 문제보다 정체성의 선택권이 있느냐하는 문제가 더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정체성은 다원적 개념으로 단순한 인식이 아닌 이성에 의한 논리를 요구하는 문제인 것이다. 인도의 정치, 종교, 불평등, 식민지 독립에 대한 이야기를 <살아있는 인도>에서 다루고 있다면 이후 센은 책 <정체성과 폭력>에서 정체성과 이성에 대해서 논의하며 보편적인 전세계적 문제들을 다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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