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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으로부터의 도피: 사르트르 부정의 기원 본문

ANARCHY

불안으로부터의 도피: 사르트르 부정의 기원

NO WAVE 2013.08.15 21:22

인간은 불안을 동반한다. 

내면이 안정되지 못하고 불안정함을 불안이라 한다. 인간은 불안에 이르러 존재를 깨우친다. 사르트르의 <존재와 무> 중 ‘자유로운 불안 그 자체인 의식’을 통해 불안하기에 도피하는 유형을 써본다. 사르트르는 불안에 대해 “인간이 자신의 과거와 미래로 존재하면서 동시에 자신의 과거와 미래로 존재하지 않기에 불안하다.”라고 정의한다. 이는 매우 이중적인 심리로 과거의 나와 미래의 나로 인해 지금의 나를 옥죄어 무화 시키는, 심지어 자유마저 불안하게 만들어 버린다. 그리고 어떤 것을 선택함에 있어서 스스로 결정해야 하지만 다양한 가치들로 인해 선택을 주저한다. 이러한 주저함은 선택의 불안, 주체의 “자유로운 불안 그 자체인 의식’이 된다. 


예를들어 과자를 좋아하는 나가 있으나, 과자를 먹지 말아야 할 상황이 있다고 치자. 과자를 좋아하는 나는 금새 과자를 먹고 금기를 깨트려 버린다. 과자를 먹은 나는 만족을 누렸으나 금새 불안해 한다. 그리고 거짓을 위해 과거의 과자를 먹지 않는 자신을 만들어 낸다. 또한 미래의 과자를 먹지 않은 모습을 위상화 시킨다. 실제로 과자를 먹은 나가 있으나 과자를 먹지 않은 척하려는 나로 인해 주체는 무화 돼 버리고 의식은 자유로운 불안 자체인 의식이 된다.


“불안에서 나는 나를 전적으로 자유로운 자로 파악함과 동시에 세계의 의미가 나에 의해 세계에 도래하도록 하지 않을 수 없는 자로 파악한다.”


 "나는 불안하기 때문에 자유롭다"라는  명제 아래 인간은 이러한 불안한 자유, 자유로운 불안으로부터 도피를 한다. 이러한 불안으로부터의 도피는 세 가지가 있다.

 

첫번째 도피는 심리학적 결정론에 의거한 불안이다. 심리학적 결정론은 불안함에 있어서 절대적인 초월적인 존재나 신의 결정이라는 심리에 기댄다.인간이 운명론이나 숙명론에 따라 마음이 움직인 다는 심리이다. 그러나 거대한 신이나 운명 앞에서 인간은 자신이 사라져버린다는 불안에 빠질 수 밖에 없다.


두번째 도피방식은 주의전환으로 불안에 집중된 의식을 다른 곳으로 기울이게 하는 시도이다. 굉장히 낙관적인 태도를 유지하면서 근원적인 불안으로부터 도피하기 위해 근원적인 무를 없애버린다. 자기 긍정으로 현실을 자체를 없애려 하기 때문에 과거와 미래의 나와 자유는 무화 되어 불안은 사라지지 않는다.


세번째 도피방식은 자유를 나의 본질로 여기는 태도이다. 자유를 나의 본질로 여기면 안 된다. 자유는 내가 타고난 것이지 던져진 자유가 아니다. 던져진 자유로 인해 불안해 하는 나는 진정 내가 아니다. 그렇게 인식한다면 나의 자유는 타자적인 자유가 되어버리고 허구로 귀착되어 버린다. 


첫번째와 두번째 도피는 자기 긍정의 범주의 불안으로부터의 도피이다. 긍정적 결론의 환원주의에 빠져 자기 자신은 사라져 버릴 것이고, 낙관적인 태도를 유지하며 스스로를 바라보지 못하는 자기 기만 상태로 유지 될 것이다. 세번째는 타자와 관계와 상관 없이 자기 자신의 자유만 인식하므로 이기주의라고 할 수 있다. 이기주의는 불안이 없을 것 같지만 끊임 없이 자기 욕망을 점증시켜야 한다. 라캉에 따르면 나의 욕망은 타자의 욕망이다. 욕망의 증가는 타자에 귀속된 자유의 노예일 것이다.


이러한 세가지 도피 방식에 의하면 불안으로부터 도피하는 것 자체가 불안을 의식하고 있으며, 도피할수록 더욱 불안해진다. 불안으로부터 도피하기 위해 주체는 불안하지 않다는 자기기만에 이른다. 자기기만은 불안 자체를 없는 척하면서 자기 스스로의 불안을 없애는 능력을 없애버리는 것이다. 사르트르는 주체는 불안으로부터-도피하기-위해-불안으로 있다는 명제를 선언한다. 이는 ‘존재하지 않기 위해 존재한다.’라고 해석할 수 있다. 쉽게 말하면 불안으로부터 도망치려 시도하면 더 불안해진다. 반대로 인간이 불안으로부터 도망치지 않는다면 불안하지 않을 것이다. 참 쉽고 어려운 결론이다.

 

참조문헌: <존재의 충만, 간극의 현존> 변광배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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