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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식과 변신이야기(Metamorphoses) 본문

ANARCHY

무의식과 변신이야기(Metamorphoses)

NO WAVE 2014.04.09 16:48


원전으로 읽는 변신 이야기
국내도서
저자 : 오비디우스(Publius Ovidius Naso) / 천병희역
출판 : 숲 2005.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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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식과 변신이야기 (Metamorphoses)


Metamorphoses는 'meta-'는 변화(mutatas)를 의미하며, '-morphoses'는 형태와 모습을 만들어주는 행위나 그 결과로 만들어진 모습(formas)을 의미한다. 시의 첫 구절에서 볼 수 있듯이 “새로운 형체로(in nova ... corpora) 변한 모습들(mutatas ... formas)”일 것이다. 그래서 변신이야기에서는 신과 인간과 함께 변형된 존재들이 등장한다. 형태만 변하는 것은 변형이고, 성질이 바뀌는 것을 변성이라 한다면, 본질까지 바뀌는 것을 변역이다. 형태가 변하는 변형과 성질까지 바뀌는 변질로 분류할 수 있다. 변성과 변역은 변질의 카테고리에 속한다. 신은 인간 세계로 내려올 때 변형을 거친다. 최고의 신 유피테르는 황소, 백조, 백조, 독수리 등으로 변형한다. 인간 또한 신의 저주로부터 자연물로 변형한다. 때로는 성질까지 바뀌고, 본질까지 바뀌어 변성과 변역의 과정을 거친다. 오비디우스는 신과 인간과 변형된 변신체들이 공존하는 시대의 수많은 변신이야기는 서사시로 기록했다. 신은 변신체로 변형하여 인간 세상에 내려와 인간 세계에 개입하거나 장난을 치거나 겁탈을 한다. 신의 개입에 영향을 받은 인간은 또 다른 변신체로 바뀐다. 여러 이야기에서 인간은 신의 처벌과 저주로 인해 강제적으로 변신체가 된다. 인간세계에서 다양한 신의 모습이 등장하고, 인간 속에 수많은 마음이 오르락내리락한다. 이는 보이는 세계만 변하는 것뿐만 아니라 인간의 원초적 마음이 다양하게 변형, 변성되어 본질까지 바뀌는 것이다. 외부로 차마 표출되지 못한 인간의 깊은 무의식에 내재의 변신일지도 모른다. 우리가 물어야 할 질문은 우리에게 '변신'이란 무엇인가이다. 외부를 바꾸는 변형인가, 내면까지 바꾸는 변질인가, 그리고 우리는 어떤 매개체를 통해서 나와 세계를 바꾸는 것인가. 


변신의 과정에서 프로이트의 무의식은 1) 의식과는 다른 우리 정신의 작동양식으로 2) 의식과는 떨어진 곳에 우리 과거의 어떤 삽화들을 보존한다. 3) 우리는 그 과거를 다시 보고 싶지 않지만, 그 과거는 우리에게서 떠나지 않으며 4) 환영처럼 알아볼 수 없는 어떤 다른 형태로 언제라도 모습을 드러낼 채비가 되어 있다.


변신이야기는 프로이트의 무의식으로 따지자면 어떤 다른 형태로 모습을 드러날 수 있는 변형으로 꿈과 연관을 지을 수 있다. 우리는 꿈을 꾼다. 프로이트에게 꿈은 억압된 욕망의 위장된 성취이다. 억압은 의식적 마음이 그 억압을 인식하지 못하지만, 농담이나 꿈, 말실수 등에 의해 인식하게 된다. 억압된 무의식적인 욕망은 의식의 표면으로 떠오르려 하고 내용이 의식에 해가 되거나 부적절하게 보일 경우 검열이 행해진다. 이러한 검열을 통과하기 위해 억압된 욕망은 변신을 시도한다. 변신의 과정은 응축과 치환(전치)이다. 프로이트가 꿈의 해석에서 개념화한 응축은 여러 꿈 사이에서 두 개 이상의 잠재적인 내용을 하나의 복합적인 이미지로 축약하려는 시도이다. 치환은 인간의 무의식의 억압과 욕망이 잠재적인 꿈 상태에서 현시적 꿈으로 나타날 때 어떠한 연상적 고리의 과정을 거치면서 본래의 모습과 전혀 다른 형태로 변신하거나 자리바꿈하는 과정이다. 이에 라캉은 언어작용을 무의식과 연결하여 응축을 은유로 치환을 환유라고 재 명명했다. 은유는 유사성에 근거하여 연상을 창조하는 것으로 한 단어에서 다른 단어로 대치한다. 환유는 단어와 단어 사이의 인접성에 근거하여 연속적으로 연상을 창조하는 것이다. 무의식이 언어를 통해서 표상될 때 주체가 끊임없이 어떤 단어로 대치되는 반복의 은유와 주체의 연상 작용으로 언어가 이어지는 환유가 변신 이야기에서 인간의 변형과 변질의 메타로 매개한다.


신은 인간에게 영험한 존재이고 두려운 존재이고 한편으로 친근한 존재이다. 신화의 주인공들은 숲, 물, 바다, 하늘, 동식물, 해와 달, 별 등으로 인간의 세계에 이야기로 남아 함께 공존한다. 한편 프로이트의 제자이기도 했던 칼 융은 이미지를 개인적 이미지와 근원적 이미지로 나눈다. 개인적 이미지는 개인적 무의식이나 콤플렉스가 해당하고 집단적, 문화적 의미가 없다. 근원적 이미지는 신화의 주제에서 볼 수 있는 태곳적 모든 민족과 시대에 공통으로 나타나는 이야기들이나 상징 속에 반복으로 나타난다. 융은 이를 원형이라 불렀고 근원적 이미지로 명명했다. 문화 교류가 없었던 각 지역 사이에 비슷한 모티브의 신화와 전승을 볼 수 있음은 이 원형에 의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인문학의 고전인 <변신이야기>는 신화가 변신의 과정을 거쳐 꿈으로 나타나거나, 또는 신화가 인간들 사이에서 이야기화 돼서 서사시로 나타는 끊임없이 이어지는 이야기이다. 이러한 인간이 경험해 온 삶 자체와 신과 어울려 사는 상상의 이야기들이 인간의 내면과 외부에 무의식과 연관지어 사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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