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WAVE

장마비 오던 날 본문

BEAT POET

장마비 오던 날

NO WAVE 2009.07.10 18:50

 

장마비가 서울에 내리던 날

비 내리는 서울은 아름답다라는 말이 머리에 스친다

차 안에서 보이는 도로 위의 풍경은 거품이 이는 바다이다

 

저 많은 자동차라는 물고기들

알록 달록 색깔들과 크고 작은 것들이 가지런히 줄 맞춰

도로 위를 헤엄쳐 간다

파도가 거칠어지고 물 거품이 쏟아 내릴 때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이라는 물고기들

그들은 지느러미 대신에 두 발로 바다를 이동한다

 

도시의 바다 속 풍경

잿빛 푸른 물결 위에 쏟아지는 물 방울들이

넘치고 넘쳐 더 깊은 바다가 되었으면 좋겠다

 

신기하게도 바다 속에서 숨을 쉴 때마다

자동차 물고기들이 품어내는 잿빛 매개함을 맡을 수 있어

뻐끔거리는 사람들의 입 모양에서

말이라는 공기 방울이 물을 따라 울린다

 

차 안의 유리창으로 도시의 바다를 보는 게 즐겁다

커다란 인공 암초 같은 빌딩들과 수 많은 인간 물고기들이

머무는 아파트들에 깊은 바다를 넘어서려 한다

창문을 열여 잿빛 바닷물 속에 헤엄쳐 물방울이 나를 감싼다

손과 발을 보며 물갈퀴가 난 어류 인간으로 진화하면 어떨까나

 

저작자 표시 동일 조건 변경 허락
신고

'BEAT POET'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형이상학적 외로움  (0) 2009.07.28
스핑크스의 수수께끼  (0) 2009.07.14
장마비 오던 날  (0) 2009.07.10
두 시인을 만나다  (0) 2009.07.09
비와 눈물  (0) 2009.07.06
관계의 충돌  (0) 2009.06.29
0 Comments
댓글쓰기 폼